12. 현재 근황이야기-항공권 예약, 발권업무

오늘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쓰고 싶다.

나는 지상직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와 구직을 하다가 마침 집 근처에 항공권 예약, 발권업무를 하는 회사가 있어 지원했다. 운 좋게 합격하여 현재 다니고 있는 중이다. 사실 옮긴지는 벌써 일 년이 되어가지만 새로운 업무와 피곤함에 계속 미루다 미루다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현재 직장은 약간 특수한 환경에 있다. 미군부대 안에 있는 여행사인데, 미군들이 공무로 옮겨 다닐 때 필요한 항공권 예약을 도와주는 일이다. 워홀로 배웠던 영어도 계속 쓸 수 있고, 경력과 연관된 항공 관련 업무도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지상직을 하면서 어느 분야로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찾다 보면 길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다. 비록 요즘 코로나로 우리 회사도 그렇고 다 힘들지만, 나아질 미래를 생각하며 파이팅! 

 

그리고 사실 이번 직장은 공고에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한자라고 쓰여있었나 그랬다. 무슨 배짱인지 그냥 지원했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특히 영어 알아듣는 거 진짜 못하는데... 무슨 배짱인지.. 그래도 이 배짱 덕분에 영어도 계속 쓰며 근무하고 있으니 좋은 것 같다. 항공 관련 업무도 계속할 수 있고.  

 

비록 근무할 때마다 영어를 못하는 나 자신에게.. 여러 번.. 굉장히 여러번.. 자괴감을 느낄 때가 있지만.. 나의 영어를 못 알아듣는 미군들을 탓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리고 출도착 업무만 해보다 이번 직장에서 항공권 예약, 발권업무를 처음 접했는데, 굉장히 생소하고 다르다. 특히 지상직 업무인 출도착 업무는 돈 계산을 한다거나 요금과 페널티를 따진다거나 하는 거랑 거리가 멀었다. 손님이랑 옥신각신 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다니고 일하는 게 일상이었다.

 

우리 항공사에 발권업무도 있긴 했지만, 나는 발권 업무가 아니라서 하나도 몰랐다.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았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연만 되면 환불과 여정 변경을 요청하는 손님이 발권 카운터 앞에 우르르 웅성웅성 모여있었기 때문에. '와 내가 저 카운터가 아닌 게 정말 다행이구나' 생각했었다.

 

이랬던 내가 예약, 발권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참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번 직장은 사무실에 앉아 나름 평온하게 손님이랑 대화하고 컴퓨터와 씨름하는 정도라 괜찮은 것 같다. 공항처럼 일분일초를 다투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도 없고, 시간 안에 환승객 처리하느라 땀 흘리는 일도 없고, 굳이 늦게 오는 손님 찾으며 뛰는 일도 없고, 무거운 가방 나르며 헥헥거리는 일도 없다. (이렇게 쓰다 보니 조금 그립기도 하네, 재미는 있었는데!)

 

특히 스케줄 업무가 아니라 좋은 것 같다. 예전 포스팅을 하며 스케줄 업무의 장단점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규칙적인 게 좋은 것 같다. 마음은 항상 바뀌지만, 지금은 퇴근 후 필라테스도 하며 건강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매주  주말마다 친구들도 만나 놀 수 있고, 여행 계획도 짤 수 있고 좋은 것 같다.

 

물론 스케줄 업무의 장점 중 하나가 주 5일이 아니라는 거지만, 지금 주 5일을 하다 보니 이것도 어느새 익숙해진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고 버거웠는데, 해보니 규칙적이고 좋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