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지상직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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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직의 업무

14. 현재 근황이야기 - 서비스직 이야기

YES I AM 2020. 11. 2. 17:59

서비스직 종사자인 나는 항상 마음을 가다듬으며 일해야 한다. 하지만 이전 직장도 그렇고, 현재 직장도 그렇고 매번 사람을 대하며 일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마에 주름을 짓곤 한다. 마음에 여유를 갖고 친절하게 대하자 하다가도... 말 귀를 못 알아듣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거나.. 할 때는 표정을 숨길 수 없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강하게 말할 때도 있고 가끔은 나 정말.. 4가지 없다고 느낄 때도 있다. 

 

특히 지상직으로 일할 때는 너무나 정신이 없고 바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시간에 쫓겨 게이트를 뛰어다니며 일할 때는 너무나 바빠 길을 물어보는 사람에게 바쁘다는 제스쳐만 하고 지나간 적도 있었다. 나는 이때 '와, 나 진짜 인성... 왜 이렇게 됐지?' 할 정도였다.  사람의 인성이 이렇게 변해가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이 직업은 오래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이었고, 일에 굉장히 집중하는 성격이라 더 그랬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친절함을 베풀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휴무 날 집에 왔을 때, 항상 아파트 이웃을 보면 인사하던 내가 이웃의 눈도 마주치기 싫을 정도였다. 사람에게 굉장히 무관심해진다고 해야할까.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굉장히 귀찮고.. 지치는 일이었다. 하루에 수 백명의 사람과 마주치고 얘기하다 보면 굉장히 사람에게 많이 지치게 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서비스직에 머무는 이유는 물론 경력이 대부분 서비스 업무인 이유도 있지만 사람을 대하는 직업에서 오는 뿌듯함이 있기 때문이다. 매번 컴퓨터만 보며 일하는 것보다 손님과 얘기하고 활동적으로 일하다 보면 나 자신이 도움이 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매 순간 느낄 수 있다. 내가 쉽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상대방에게는 엄청 큰 도움이 될 때도 새삼 뿌듯하다.  

 

그리고 지금은 미군부대에서 일하면서 손님이 건네는 말 한마디에 굉장히 많이 나 자신을 돌아본다. 바쁜 와중에도 미군은 뭔가 여유가 있고, 안부를 묻는다. 바쁘게 일하는 나를 보며 오늘 굉장히 바쁘구나?하면서 말을 걸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항상 시간과 업무에 쫓기며 일하는데 얘네들은 왜 항상 여유가 있지? 하고.. 나도 저렇게 말 한마디 건넬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 ( 사실 미군은 친절하다가도 원하는 거 안 들어줄 때, 무섭게 돌변하는 사람도 많다. 약간 종잡을 수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ㅎㅎ)

 

오늘은 정말 주저리주저리 아무얘기나 한 것 같은데, 요즘 뭔가 마음에 여유가 없던 것 같아서.. 서비스 업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도 하고, 예전에 나는 어땠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면서 주저리주저리 썼다. 다음에는 좀 더 도움이 되는 내용을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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